마음의 온도
코로나 19가 대유행일 때 일입니다.
어느 한 곳을 들어갈 때 체온을 재었습니다.
원해서 한 것은 아니니 측정을 당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체온계를 이 사람 저 사람의 귀에 꽂아대는 이 장면은
“코로나 19”라는 불청객 때문에 생긴 새로운 풍속도입니다.
"36.5도네요"라고 체온계를 보던 직원이 말했습니다.
내 몸에 온도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비록 나는 내 체온에 대해 별 느낌이 없이 살았지만,
누군가는 내 몸의 체온을 느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내 마음의 온도는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습니다.
옆에서 다른 사람의 체온을 재던 직원의 소리가 들립니다.
“온도가 좀 낮은데요? 36.1도예요”
‘내 마음의 온도도 저렇게, 아니 그보다 훨씬 낮아진 것은 아닌가?’라는 염려가 되었습니다.
혹시 차가운 내 마음의 온도에 화들짝 놀란 사람은 없었을지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대할 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때,
심신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때,
내 마음의 온도는 몇 도나 되었을까?
정확히 그 온도를 알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몇 도라고 하셨을지,
그리고 그 온도 때문에 어떤 느낌이 드셨을지 생각해 보면,
그저 부끄럽고 민망하기만 합니다.
- 청로(淸路) 정안민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