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온 길(여창준)
돌고 돌아온 길
여창준(청년부)
안녕하세요? 청년여호수아 여창준입니다. 저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현재 7개월 넘게 호주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제대하고 바로 호주에 오게 되었는데, 이렇게 결심한 이유는 일단 복학하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대학원 졸업까지 중간에 멈추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군대를 갓 제대한(이미 잃을 것도 없고 패기는 충만) 시점이 적격이고, 즉 마음 놓고 오랜 기간 여행할 청년 때의 마지막 기회라 판단하여 제대 후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다른 친구들처럼 세상이 정한 매뉴얼대로 졸업, 취업, 등등 허겁지겁 시간에 쫓겨 흘러가는 것이 제 기질과 맞지 않는 것도 또 다른 이유입니다. 군대 포함하여 총 3년 연속 휴학하는 셈입니다. 저는 딱히 서두를 필요도 없고, 고작 1,2년 늦는다고 혹은 빠르다고 특별히 달라질 것도 없고, 귀중한 20대 청년의 시간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평범한 대학생의 가난한 주머니 사정상 여행할 돈이 없어서 관광비자가 아닌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워홀(워킹홀리데이. 이하 워홀)이라는 20대 특권을 누려보고 싶기도 했고, 먼 타지에서 부딪혀가며 살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워홀을 떠나는 청년들 가운데 꽤 많은 분들이 영어를 목적으로 삼는데, 영어가 목적이라면 차라리 회화학원이나 값싼 필리핀 어학연수를 추천합니다..저는 그저 호주의 아름다운 대자연을 여행하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나라로 생각할만한 호주를 한 바퀴 돌고 싶은 마음이었고 지금까지 반 정도 여행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지금이야 이렇게 쉽게 말하지만 처음 도착해서부터 정착해서 일자리를 구하기까지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그리고 일을 그만두고 여행을 다니면서도 중간중간 문제들이 생겨왔습니다. 불운이 저를 늘 따라다닌다고 생각할 만큼이나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것은 무얼 하려고 하든지 생각대로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데, 나중에 뒤돌아보면 그렇게 돌고 돌아온 길이 최선의 길이었음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방식도 시기도 완전히 다르지만 결국에는 제가 원하는 것들이 이루어져 있음을 봅니다. 지금 생각해도 진짜 신기하고 그래서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 스스로 노력하며 계획하는 것들은 모두 부질없음을, 결국 주님께서 모든 걸 주관하심을 깨닫게 하려는 주님의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무튼 이렇게 다니면서 부족한 영어실력이지만 말이 잘 통하든 안 통하든 외국인들과 대화를 하고, 각종 기본 생활을 유지해 나가고, 세계 각국에서 온 워홀러 친구들과 어울림으로써 얻은 경험들은 제가 한국에만 있었다면 얻지 못했을 값진 경험이 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3개월 더 머물며 2월 초쯤 귀국할 예정입니다. 제가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교회 청년들이 20대 초반에 해외 배낭여행 최소한 한 번이라도 가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또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고 어떤 것을 해도 허용되는20대 때에 좀 더 자신이 하고 싶은, 해보고 싶었던 일을 찾아 모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기는 이제 슬슬 여름이 오고 있는데요 한국은 반대로 점점 날씨가 추워지겠네요. 늘 건강하시고 주님 안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