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목사님을 더 좋아하는 남편(신인영)
나보다 목사님을 더 좋아하는 남편
신인영집사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나의 미래를 가끔 상상하곤 했었다. 특별하게 큰 꿈을 가진 것은 아니고 예쁜 집에서 꽃무늬 앞치마를 입고 아름다운 가정을 꾸미는 것이었다. 나의 애교 섞인 목소리로 하루 동안 아이들과 있었던 일을 남편에게 이야기하고 정답게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할 수도 있는 평범한 꿈이지만 이것이 쉬운 것이 아님을 중년을 바라보는 나이에 깨닫고 있다.
목사님께서 4개월간의 안식월을 보내시고 교회에 오시자 내 남편의 신앙생활 태도는 달라졌다. 그동안 남편은 목사님과 함께 안식월을 나름대로 혼자 보내고 목사님과 함께 컴백을 한 것이다. 어떤 때는 혼자 웃기도 할 때가 있는데, 예배시간에 남편을 흘끔 보면 너무 행복해 보이는 표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남편이 집에서 나를 쳐다보는 시간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왜? 목사님을 바라보는 남편의 얼굴은 저리도 행복해보일까?’ 알 것 같으면서도 솔직히 질투가 조금 난다.
무뚝뚝한 것이 매력이어서 결혼을 했던 것 같기도 한데, 결혼 전 데이트시절이 생각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결혼 생활 20년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아들은 큰 무리 없이 잘 자라주어서 나와 영화를 보러 가거나 말동무도 되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삶의 문화적 애정적 갈증(?)을 충족시키지는 못하는 것 같다. 가정은 서로 많은 사랑을 나누는 곳으로 나는 상상했는데 실제는 그런 것 같지 않다. 가족 구성원은 각자 자기가 해야 할 일에 바쁘고 집에 돌아와서는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한다는 생각 하에 대화를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다. 카톡이나 문자로 필요한 사항을 알려주기는 하지만 이것은 공지사항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상적인 가정은 어떤 가정일까?’
아마 서로 관심을 많이 주고받는 가정, 소통이 많이 일어나는 가정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소통이 많이 일어난다고 꼭 행복한 가정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소통 후에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사고들이 서로를 힘들게 하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가정은 어떤 소통을 할까? 한 번의 소통을 해도 느낌이 강하게 발생해서 빈번한 대화 없이도 서로를 신뢰하고 사랑한다는 느낌을 주는 가정?’ 아직도 정확한 답은 스스로 찾지 못했지만 오늘도 나는 아름다운 가정을 꾸미려고 노력하면서 퇴근 후 집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