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과 열정 그리고 편견(박선희)
사명감과 열정 그리고 편견
박선희집사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학평가를 하기위해 부산에 있는 두 개 대학을 방문했다. 한 학교에 다섯 명의 평가위원들이 함께 팀을 이루어 평가를 하는데, 이번 평가팀에는 온유한 스타일, 꼼꼼한 스타일 그리고 정열과 열정을 가진 분까지 다양한 멤버들이 있었다. 함께 일하면서 ‘내가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기에 꼭 하나하나 점검하고 알려주어야 한다.’라는 스스로가 가진 사명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 조절이 어려운 평가위원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가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한다.’라는 스스로가 부여한 사명감에 불타서 밤새도록 열심히 일하는 분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아왔다. 그리고 그런 분들의 삶을 존경했고 나도 그런 삶을 살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생각에 약간 변화가 일어났다. 내가 세운 삶의 태도와 목적 때문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너무 받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고 체계 때문에 조직에서 다양한 분들과 소통하는데 한계가 생기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출장을 계기로 나의 삶을 다시 한번 살펴보게 되었다. 내가 가진 가치관에 따라 내 스타일로 열정을 뿜어내고 이로 인해 타인을 다치게 하지는 않았는지,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을 배척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암묵적으로 타인을 무시하지는 않았는지를 내면 깊이 들여다보면서 ‘나만의 생각의 동굴’에서 빠져나오라고 스스로에게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