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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는소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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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인생

  • 정안민
  • 조회 : 1011
  • 2019.01.08 오후 12:56

 

 

          

어머니의 인생

 

몇 달째 큰 누나네에 계신 어머니를 모시러 아랫지방으로 내려갔습니다. 간 김에 저의 고향이자 어머니가 사셨던, 그 유명한(?) ‘전라남도 화순군 동면 천덕리 십촌부락을 다녀왔습니다. 뜬금없이 고향을 찾게 된 것은, 며칠 후면 어머니 연세가 86세인지라, 고향 떠나온 지가 수십 년이 되었고, 고향에 살고 계시는 일가친척들을 뵐 기회가 다시는 없을지도 모를 것 같아서, 어머니 생전에 마지막 고향 방문 차원에서 간 것입니다. 어머니가 사셨던 샘골’, ‘십촌부락’, ‘동림동을 방문하면서, 60여 년 동안, 어머니의 가슴 깊이 차곡차곡 묻어 두었던 가슴 시린 슬픈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느라 수시로 운전대가 흔들렸습니다. 저는 시인이 아니기에 시를 잘 모르지만, 저의 어머님뿐만 아니라 모든 어머님을 생각하면서 글을 써봅니다.

 

어머니의 인생

모질게 산 인생이다./ 피눈물 나게 산 인생이다./ 때로는 수모를 당하고 / 때로는 통곡하고 / 참아야 한다기에 / 때로는 숨소리 제대로 내지 못하고 / 핏덩어리 자식들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 참고 또 참으며 견디며 살아오신 어머니가 / 내 눈물 앞에 서 계신다.

 

어머니의 인생은 / 고통과 고뇌로 찬 한 편의 소설과 같다. / 보이기 싫어하고 / 알리기를 싫어하는 한 편의 소설과 같다. / 과거의 아픔을 되씹기 싫어하시는 어머니 / 옛날 얘기하면 부끄럽다고 말 못 하게 하시는 어머니 /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시는 어머니 / 아직도 다 풀어내지 못한 엉킨 실타래 같은 당신의 이야기를 가슴에 묻어 두고 / 지그시 눈을 감아 버리는 /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운 내 어머니는 / 나의 영원한 품이시다.

 

모질게 살아온 인생 / 입술을 깨물어 가며 살아온 인생 / 피눈물로 얼룩진 인생이기에 / 어머니의 인생은 아름답다. / 어머니의 인생은 자랑스럽다./ 상처받은 여인의 마음을 아시는 어머니 / 일평생 동안 고독하게 살아오신 어머니 / 쓸쓸함이 몸에 익어 한 부분이 되신 어머니 / 생각만 하면 울컥 솟아오르는 눈물 때문에 / 내 마음이 시리다.

 

때로 배고프고 / 때로 버림받고 / 때로 한 맺힌 사람처럼 살아오신 어머니 /

어머니의 인생은 외로운 인생이다. / 하지만 / 오늘도 나의 가슴의 고향인 어머니는 / 나의 사랑이다. / 나의 자랑이다. / 나의 면류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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