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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는소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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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적

  • 정안민
  • 조회 : 1467
  • 2012.11.15 오후 05:18

 

 

  가상적인 수필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6, 동녘이 밝아 올 시간이 되었는데도 태양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오전 9시가 지나고 10시가 다 돼가도 세상은 여전히 칠흑같이 어둡습니다. 기상대에는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이냐고 묻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TV 뉴스는 계속해서 기상 이변에 대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정오(正午)가 지났는데도 세상은 여전히 어둠 가운데 놓인 채 도무지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오후 3, 4, 5, 6시가 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어도 황혼 대신에 새벽의 어둠이 계속되자 사람들은 드디어 흥분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떤 이들은 드디어 말세가 온 것이라며 소리치기 시작합니다.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통곡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밤인지 아침인지를 구별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적이 끊어지고, 차량의 통행도 사라진 어둠 속에서 사람들은 숨을 죽인 채 창문을 열어 놓고, TV 앞에서 불안한 침묵을 삼키고 있습니다. 드디어 꼬박 하루가 지나 다시 다음날 아침 6시가 되었습니다. 지난 24시간을 극도의 긴장 속에 보낸 터라 사람들은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줄기 빛이 동녘 하늘을 가르고 나타나 땅 위에 쏟아집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서 감격의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창문 앞에서, 어떤 사람은 길로 뛰어나가 땅에 엎드리며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신이시여, 이 새로운 아침을 주신 것을 진정 감사합니다.”

 

 이 가상적인 수필의 핵심은 분명합니다. , 삶의 일상성 때문에 감사나 감격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지적하고자 한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아침에 새벽이 밝아 왔기 때문에, 내일도 또 새벽이 밝아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내 생명이 붙어 있기 때문에, 내일도 당연히 이 땅에서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일상성은 안정을 가져다주지만, 기대와 감사와 감격과 희열을 주지는 못합니다. 삶의 일상성 때문에 기대와 감사나 감격을 잃어버린 삶이 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하루하루를 새 날처럼, 처음 맞이하는 날처럼 기대감을 가지고 감사하며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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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의 적
  • 2012-11-15
  • 정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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