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사랑하면 된다

                                                                                                                                                                                                                               송은애 집사

  저는 어린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첫째가 어린이집에 가면 편할 줄 알았건만 첫째랑 성격이 너무나도 다른 내성적인 둘째 아들 때문에 집안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화장실도 못 가게 했으니까요. 육아에 찌든 마음을 하나님께 풀고 그러기를 반복했지요. 그런데 최근 둘째가 아프고 예민해져서 더 힘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꾸준히 읽어온 성경책도 안 보게 되고… 애들 재우고 운동을 했는데 그것마저 안 가게 됐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너무 힘들어서 술도 조금씩 마셨습니다. 심지어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기도도 잘 안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그만 쌓였던 분노가 터졌습니다. 첫째아이가 4시 반에 어린이집 버스에서 내리는데 시계를 보니 4시였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둘째한테 집중하느라 청소도 못하고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도 만들지 못하고 애한테 매달려 있는 제 자신이 너무 화가 났습니다. 사실 너무 두려웠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첫째아이가 4시 반에 내리면 놀이터 가자고 할 것이고 한참 노는 아이한테 6시에 들어가자고 하면 아이는 떼를 쓸 테고 그러면 또 싸우면서 끌고 데리고 들어가 모래를 뒤집어 쓴 아이 둘을 다 씻기고. 그러다보면 남편하고 아이들 저녁을 차려줘야 하는데 놀이터 갔다 와서 체력이 달리니까 좋은 마음으로 식탁에 있을 거 같지 않고, 청소도 하지 않고 반찬도 만들지 않았으니 남편한테 잔소리 들을 거고…이런 그림들이 너무 자세하게 그려져서 저녁이 두렵고 싫었습니다. 집에서 뛰쳐나가고 싶었습니다.

  울부짖으며 하나님께 기도를 했습니다. 지금 오후 4시인데 벌써 두렵다고. 매일이 너무 힘들어 힘든 그림만 그려 진다구요. 그런데 갑자기 제 앞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정확한 음성으로 들린 건 아니었지만 관념 속에 “그들을 사랑하면 된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내 마음속에서 몇 시까지는 무엇을 해야 하고 다음 시간에는 이렇게 해야 하고 등 계산이 다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그저 큰애를 사랑하면 놀이터를 즐겁게 갈 수 있고 사랑하는 대로 아이가 이끄는 대로 가다보면 그 시간들이 촉박하지도 않고 그 일을 하는 것이 전혀 버겁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획적으로만 사는 저한테는 정말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그 후 저는 아주 편한 마음으로 큰애를 맞이하였고 어김없이 놀이터에 가서 모래도 뒤집어쓰고 정말 맘껏 즐겼습니다. 실컷 놀다보니 1시간이 조금 넘었지만 부담이 없었고 두 아이의 머리에 뒤섞인 모래를 씻기는 일도 전혀 힘겹지 않았습니다. 즐거웠습니다. 그전에는 감독하는 엄마였다면 어제는 저도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방법이 얼마나 놀라운지, 미처 생각지도 못한 것을 알려주시는 하나님을, 진리이신 하나님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저 그들을 사랑하면 다 해결되는데… 나는 왜 다른 방법만 찾았을까. 몇 장까지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성경책을 읽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서 내가 버거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성경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이 메말라 치유 받아야 할 저에게 진실 된 사랑을 보여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이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