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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비극

  • 김경옥
  • 조회 : 1356
  • 2009.06.01 오전 11:36

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비극

 

빈농의 아들, 독학으로 사법고시 합격, 최루탄 연기 속 인권 운동가, 굴곡으로 점철된 국회의원 생활, 제16대 대통령 당선, 퇴임 1년여 만에 검찰 출두, 평생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스스로 거친 삶과  ‘비주류’를 택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14줄짜리 유서를 남기고 홀연히 떠났습니다. 국민장을 지켜보는 한 소시민으로 열방(列邦) 앞에 부끄러움이 들었습니다. 그분의 죽음은 우리의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이 민족의 비극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한 저명한 인사 손봉호교수(고신대 석좌교수, KBS객원 해설위원)의 고언을 함께 듣고자 합니다.

 

「우리 민주주의의 짧은 역사에서 대통령이 축출되고, 저격당하고, 투옥되는 사건들이 연거푸 일어났는데, 전직 대통령이 자결하는 비극까지 일어났으니 참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덕성을 유난히 강조했던 분이 자존심과 명예의 손상을 견디기가 얼마나 어려웠으며,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고통당하는 것이 얼마나 미안했기에 그렇게 목숨을 끊었겠습니까? 참으로 애석하고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분의 서거가 누구의 탓인가를 따질 때가 아닙니다. 그것을 안 들 나라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분의 죽음은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고, 돌아가신 분은 말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는 한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판단하는 문명사회의 신사도(紳士道)를 엄격하게 지켜야 할 것입니다. 이 무죄추정의 원칙은 노대통령 못지않게 검찰에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 비극이 빌미가 되어 국론이 분열되는 것은, 가신 분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그분이 바라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또한 그분의 죽음을 모방하는 것도 그분의 명예에 큰 해가 됩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분의 죽음을 애통하고 그분이 얼마나 훌륭한 분이었는가를 찾아서 기리는 것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의 우상화는 위험합니다. 그러나 돌아가신 분은 그 허물은 덮어주고 그분의 공적은 밝혀내어 널리 알리고 보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와 후손에게 이익입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일생은 파란만장했습니다. 인권과 민주화에 대한 그분의 정열과 신념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국민은 그분의 지조와 고난을 대통령의 지위로 보상했습니다. 대통령직 수행도 순탄치 않아 역사상 최초로 탄핵의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서민들의 복지향상과 권력기관의 정치 중립에 남다른 정열을 쏟았으며, 수많은 약자들이 그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민주주의 발전과 복지사회 건설에 그분이 남긴 족적은, 매우 크고 영원할 것입니다. 그분을 열광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알선수뢰, 정경유착, 정치보복 같은 단어들은 영원히 사라져야 합니다. 그런 것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우리는 이번에 뼈아프게 경험했습니다. 우리 사회를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어서 이런 비극의 재발을 막아야 이 슬픈 죽음도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손봉호교수의 고언처럼,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계기로 승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특히 민족과 조국을 위하여 기도해야 할 사명이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이 민족과 조국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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