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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 생각(주사랑교회 성도)


 저의 엄마는 흔히 치매라 불리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습니다. 올해 73세인 엄마는 60대 후반에 이 병의 진단을 받았고 2년 전부터는 요양원에 계십니다. 엄마가 요양원으로 거처를 옮기기 전, 엄마는 우리집에서 한 달 동안 생활했습니다. 저는 이 시기를 엄마와 함께 보낸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매일 행복하지는 않았습니다. 엄마는 쉴 새 없이 같은 말을 반복했는데 이것은 생각보다 여러 사람을 힘들게 했습니다. 엄마는  때로 엄마에게 상처를 줬다고 생각한 사람에 대한 험담과 심한 욕을 했고 당신 분에 못 이겨 울기도 했습니다. 한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인격적으로 너무나 훌륭하여 존경했던 엄마는 어디로 갔을까. 나는 종종 갈피를 잡지 못했고 기억 속 엄마를 더듬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식구들은 각자 역할을 정해서 엄마를 돌봤습니다. 남편은 회사에서 퇴근하면 장모의 반복적인 말에 늘 진정성 있는 맞장구를 쳤습니다. 아이들은 할머니와 같이 그림을 그리고 색종이를 접었습니다. 운동을 하게 해야 한다며 함께 춤을 췄습니다. 나는 출근을 하기 전에 엄마한테 일감을 줬습니다. 빨래를 널고 개기, 설거지 하기, 방바닥 닦기, 가구의 먼지 닦기 등 집안 일이었습니다. 엄마는 딸 집에서도 일을 해줘야 맘이 덜 불편해 하고 직장에서 돌아온 딸이 오래전 엄마처럼 힘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엄마가 해놓은 일에 대한 나의 칭찬에 엄마 얼굴은 꽃처럼 화사해졌습니다. 이러한 일 외에 엄마의 식기도와 함께 부른 찬송가는 무엇보다 소중한 추억입니다. 엄마는 밥상을 앞에 두고 우리 식구들을 위한 축복 기도를 해줬습니다. 당신 스스로도 제어가 안 되는, 불일 듯 일어난 분노를 평안으로 이끄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찬송가를 함께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새벽, 또 어느 늦은 밤 엄마가 잠에서 깨어 울고 있을 때 성경 말씀을 읽어주고 찬송가를 불러주면 엄마는 아기처럼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한 달 동안 매일, 하루에도 수십 번 예배를 드린 것입니다. 며칠 전 엄마한테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전화기 너머로 엄마가 어릴 적 부른 찬송가를 불러줬습니다. 돌아보니 엄마는 늘 내가 원하는 일을 해주고 있었고 나는 내 삶 살기 분주했고 하나님은 우리를 보살피셨습니다. (주사랑교회 성도)




  •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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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 생각(주사랑교회 성도)
  • 2018-12-11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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